늦둥이 일기

그사람

브람스그끝은 2014. 12. 18. 15:48













그사람


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최영옥



에덴을 지나 팔월의 길섶

이슬 내린 상수리나무처럼 푸르던

들풀 향기 솔 향기 짙게 배어나던

마음 밭엔 소낙비 애만 타던 사람

두 눈동자 넘처도록 담고 담아도

다 담지 못한 사람

그 사람




푸르름 하나 잉태한 채

쓸쓸한 곳으로 나 돌아왔네

기다림만큼 아름답던 사람

함께 저물어도 아프지 않을

타오르다 지쳐 숯이 되어 버린 사람

태풍의 정점에서 예감하는 고요

새벽처럼 하얗게 침묵하던 그대여

인적 드문 그 숲의 바람 향기 같던

그대

그리운 이여